수풀의 모든 제품에는 'Talking about’이라는 코멘트가 담겨 있어요.
수풀 멤버들이 모여 저마다 애정하는 제품에 대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작되었어요.
각자의 공간에서 물건이 어떻게 쓰이고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지를 말하다 보니, 이 소중한 이야기를 우리끼리 간직하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리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Talking about Product’라는 기록을 남겨왔어요.
이제는 제품 이야기를 넘어, 보다 많은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수풀과 함께 나아가는 브랜드들과 패밀리 분들의 이야기도 귀기울여 듣고 싶어요.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온기’를요.
‘Hearing about’은 그렇게 시작된 수풀의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창작자와 소비자, 행복을 건네고 선물하는 모두의 목소리가 만나 여러분의 마음 속에 따뜻하게 스며들기를 바라요. :)
-----
아홉 번째 목소리는 '시유하다 Siyuhada'입니다.
시유하다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에서 느끼는 감정을 비정형적인 형태와 색감으로 조화롭게 재구성해 표현합니다.
그럼 시유하다를 운영하고 있는 현비 님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까요?

Q. 시유하다가 세상에 탄생될 수 있었던 이야기가 궁금해요.
시유하다는 제가 처음 흙을 만졌을 때 느꼈던 감정에서 출발했어요.
동양화를 전공하고, 패션 그래픽 디자인 일을 오래 하면서 시각적으로 완성된 결과물보다
‘손으로 만드는 감각’이 점점 그리워졌고, 그게 자연스럽게 도자기로 이어졌어요.
흙을 만질 때는 그날의 온도나 기분이 고스란히 남아요. 유약을 바를 때도 계절감이나 감정이 표면 위에 스며들고요.
그런 흔적을 그대로 담고 싶다는 마음이 ‘시유하다’라는 이름으로 이어졌어요.
단단하게, 그리고 꾸준히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지금의 시유하다를 탄생시켰어요.




Q. 시유하다의 제품들은 유독 유약과 디자인에서 시유하다 본연의 색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현비 님께서도 ‘이건 참 시유하다답다’라고 느꼈던 순간이나 제품이 있을까요?
흙의 표면이 완전히 매끄럽지 않고, 손의 힘이 살짝 남아 있는 형태들을 좋아해요.
시유하다의 작업을 이어가면서 제 안의 색이 점점 또렷해지는 걸 느껴요.
그중에서도 ‘리프컵(그린)’은 제게 가장 시유하다 다운 제품이에요.
형태는 단단하지만 동시에 유기적인 곡선을 가지고 있고, 표면 위로 흐르는 유약의 자국과 전통 안료인 철화(鐵畵)로 마무리한 드로잉이 제 손의 속도와 리듬을 그대로 담고 있거든요.
어딘가 부드럽지만 단호한, 그 양면의 감각이 시유하다의 색에 가장 가까운 것 같아요.




Q. 요즘 시유하다 작업실에서는 유약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흙에 입혀지는 컬러와 질감을 표현해 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 같은데, 그중 기억에 남는 유약 실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듣고 싶어요.
유약은 늘 예상과 다르게 반응해요.
같은 비율로 섞어도 가마의 온도, 사용하는 흙의 성질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죠.
같은 유약이라도 어떤 흙을 쓰느냐에 따라 색이 선명히 드러나기도 하고, 반대로 흙이 그 색을 다 먹어버리기도 해요.
한 번은 거의 기대하지 않았던 테스트 조합에서 뜻밖에 흙과 컬러가 완벽히 어우러진 순간이 있었어요.
그때 느꼈어요. 완벽히 통제하려 하기보다 흙과 유약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걸요.
그래서 요즘은 ‘실패’도 실험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모든 예측 밖의 결과가 결국 다음 실험으로 이어지니까요.




Q. 최근 행복하다 느꼈던 순간이 있을까요? 작고 큰 행복 어떤 것이든요!
최근에는 가마를 열었을 때, 유약이 의도한 대로 나와준 순간이 참 행복했어요.
그리고 오월이랑 산책하다가 문득 가을 냄새가 났을 때도요.
크고 거창한 일보다, 일상의 리듬이 편안할 때 행복을 느껴요.




Q. 하나의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하루에도 여러 가지 감정이 오갈 것 같아요.
유독 힘든 감정이 앞서는 날엔 어떻게 하시는지, 현비 님의 감정 극복 법이 궁금해요.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감정의 파도가 자주 와요.
그럴 땐 일부러 무언가를 ‘잘 해내야 한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작은 그릇 하나라도 손으로 만들어봐요.
흙을 만지는 시간은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거든요.
그리고 결국엔 “오늘도 만들었으니까 괜찮다”는 마음으로 돌아오게 돼요.




Q. 시유하다의 가까운 미래, 혹은 기대하는 먼 미래가 궁금해요.
시유하다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흙과 유약의 실험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어요.
머그나 보울 같은 일상의 기물뿐 아니라, 흙의 결을 더 크게 보여주는 오브제 작업도 준비 중이에요.
먼 미래에는 시유하다가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손으로 만든 것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게 하는 하나의 감각으로 남았으면 해요.



Q.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현비 님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뭘까요?
행복은 거창한 목표보다, 오늘의 작은 균형 속에 있다고 생각해요.
흙을 만지듯, 천천히 하루를 살아내는 것.
만드는 일과 사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그게 제게는 행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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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의 모든 제품에는 'Talking about’이라는 코멘트가 담겨 있어요.
수풀 멤버들이 모여 저마다 애정하는 제품에 대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작되었어요.
각자의 공간에서 물건이 어떻게 쓰이고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지를 말하다 보니, 이 소중한 이야기를 우리끼리 간직하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리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Talking about Product’라는 기록을 남겨왔어요.
이제는 제품 이야기를 넘어, 보다 많은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수풀과 함께 나아가는 브랜드들과 패밀리 분들의 이야기도 귀기울여 듣고 싶어요.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온기’를요.
‘Hearing about’은 그렇게 시작된 수풀의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창작자와 소비자, 행복을 건네고 선물하는 모두의 목소리가 만나 여러분의 마음 속에 따뜻하게 스며들기를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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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목소리는 '시유하다 Siyuhada'입니다.
시유하다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에서 느끼는 감정을 비정형적인 형태와 색감으로 조화롭게 재구성해 표현합니다.
그럼 시유하다를 운영하고 있는 현비 님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까요?
Q. 시유하다가 세상에 탄생될 수 있었던 이야기가 궁금해요.
시유하다는 제가 처음 흙을 만졌을 때 느꼈던 감정에서 출발했어요.
동양화를 전공하고, 패션 그래픽 디자인 일을 오래 하면서 시각적으로 완성된 결과물보다
‘손으로 만드는 감각’이 점점 그리워졌고, 그게 자연스럽게 도자기로 이어졌어요.
흙을 만질 때는 그날의 온도나 기분이 고스란히 남아요. 유약을 바를 때도 계절감이나 감정이 표면 위에 스며들고요.
그런 흔적을 그대로 담고 싶다는 마음이 ‘시유하다’라는 이름으로 이어졌어요.
단단하게, 그리고 꾸준히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지금의 시유하다를 탄생시켰어요.
Q. 시유하다의 제품들은 유독 유약과 디자인에서 시유하다 본연의 색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현비 님께서도 ‘이건 참 시유하다답다’라고 느꼈던 순간이나 제품이 있을까요?
흙의 표면이 완전히 매끄럽지 않고, 손의 힘이 살짝 남아 있는 형태들을 좋아해요.
시유하다의 작업을 이어가면서 제 안의 색이 점점 또렷해지는 걸 느껴요.
그중에서도 ‘리프컵(그린)’은 제게 가장 시유하다 다운 제품이에요.
형태는 단단하지만 동시에 유기적인 곡선을 가지고 있고, 표면 위로 흐르는 유약의 자국과 전통 안료인 철화(鐵畵)로 마무리한 드로잉이 제 손의 속도와 리듬을 그대로 담고 있거든요.
어딘가 부드럽지만 단호한, 그 양면의 감각이 시유하다의 색에 가장 가까운 것 같아요.
Q. 요즘 시유하다 작업실에서는 유약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흙에 입혀지는 컬러와 질감을 표현해 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 같은데, 그중 기억에 남는 유약 실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듣고 싶어요.
유약은 늘 예상과 다르게 반응해요.
같은 비율로 섞어도 가마의 온도, 사용하는 흙의 성질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죠.
같은 유약이라도 어떤 흙을 쓰느냐에 따라 색이 선명히 드러나기도 하고, 반대로 흙이 그 색을 다 먹어버리기도 해요.
한 번은 거의 기대하지 않았던 테스트 조합에서 뜻밖에 흙과 컬러가 완벽히 어우러진 순간이 있었어요.
그때 느꼈어요. 완벽히 통제하려 하기보다 흙과 유약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걸요.
그래서 요즘은 ‘실패’도 실험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모든 예측 밖의 결과가 결국 다음 실험으로 이어지니까요.
Q. 최근 행복하다 느꼈던 순간이 있을까요? 작고 큰 행복 어떤 것이든요!
최근에는 가마를 열었을 때, 유약이 의도한 대로 나와준 순간이 참 행복했어요.
그리고 오월이랑 산책하다가 문득 가을 냄새가 났을 때도요.
크고 거창한 일보다, 일상의 리듬이 편안할 때 행복을 느껴요.
Q. 하나의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하루에도 여러 가지 감정이 오갈 것 같아요.
유독 힘든 감정이 앞서는 날엔 어떻게 하시는지, 현비 님의 감정 극복 법이 궁금해요.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감정의 파도가 자주 와요.
그럴 땐 일부러 무언가를 ‘잘 해내야 한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작은 그릇 하나라도 손으로 만들어봐요.
흙을 만지는 시간은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거든요.
그리고 결국엔 “오늘도 만들었으니까 괜찮다”는 마음으로 돌아오게 돼요.
Q. 시유하다의 가까운 미래, 혹은 기대하는 먼 미래가 궁금해요.
시유하다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흙과 유약의 실험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어요.
머그나 보울 같은 일상의 기물뿐 아니라, 흙의 결을 더 크게 보여주는 오브제 작업도 준비 중이에요.
먼 미래에는 시유하다가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손으로 만든 것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게 하는 하나의 감각으로 남았으면 해요.
Q.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현비 님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뭘까요?
행복은 거창한 목표보다, 오늘의 작은 균형 속에 있다고 생각해요.
흙을 만지듯, 천천히 하루를 살아내는 것.
만드는 일과 사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그게 제게는 행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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